보이스 피싱 등과 같은 통신 사기 수법은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의 구제제도의 공백을 노리는 방식으로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최근의 ‘환전사기’ 수법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건에서, 정보가 부족한 상황이었지만 신속하게 대포통장 가압류에 성공한 사례를 소개해 드립니다.
통신사기피해환급법 피해자 구제제도
- 지급정지 및 피해환급: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약칭: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은 보이스피싱 등 전기통신금융사기를 당한 피해에게 피해금을 입금한 계좌의 지급정지를 신청하고, 소송을 거치지 않더라도 금융감독원을 통해 피해환급금을 받을 수 있는 구제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 거래를 가장한 사기는 적용제외: 이 법의 적용대상인 전기통신금융사기에 ‘재화의 공급 또는 용역의 제공 등을 가장한 행위’는 제외되어 있습니다.(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제2조) 일반적인 거래상 분쟁이 생겼을 때 이 제도를 악용하여 상대방 계좌를 묶어버리는 것을 막기 위함입니다.
이 때문에 범죄자들은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자신들의 범행이 ‘재화나 용역의 거래’인 것처럼 보이게 하는 수법의 범행을 하고 있습니다. 가장 흔한 형태가 ‘환전(환불) 사기’입니다. - 어쨌든 신고는 필수: 사기 피해를 당했으면 당장 신고하여 경찰을 통해 은행에 지급정지 요청을 해야 합니다. 전기통신금융사기에 ‘재화의 공급 또는 용역의 제공 등을 가장한 행위 ‘제외되어 있다 하더라도, 사기 유형은 나중에 따질 일이고 지급정지는 가능합니다. 그래야 피해환급제도는 이용하지 못하더라도 채권가압류를 할 시간을 벌 수 있습니다.
‘재화의 공급 또는 용역의 제공 등을 가장’한 사기의 핵심 구조
아래에서는 범죄 예방을 위해 실제 범죄 피해사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기꾼들은 끊임 없이 새로운 소재를 발굴하여 범행을 저지르며, ‘보이스 피싱’이나 ‘로맨스 스캠’과 같은 이름이 붙을 정도면, 그 범죄수법은 이미 한물 갔다는 뜻입니다. 실제 범행 수법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기억해야 할 사기의 핵심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 재화의 공급 또는 용역의 제공 등을 가장한 행위를 연출: 가짜 인터넷 사이트를 만드는 수법이 흔합니다.
- 유인책은 피해자에게 직접 돈을 요구하지 않는다: 피해자에게 최초로 접근하는 유인책은 경계심을 허무는 감정적 미끼 (emotional bait)를 던져야 하므로 오히려 피해자 때문에 희생(지출)한 것처럼 가장하고, 객관적 위치에 있는 것처럼 꾸민(상담원, 실장 등)이 돈을 요구합니다.
- 처음에는 소액 입금을 요구하고 점차 금액을 늘려간다
- 본격적 범행은 밤에 시작된다: 밤 11시에서 자정 무렵은 대부분의 은행이 전산 점검을 앞두고 있는 시간입니다. 범인들은 이를 이용해 피해자를 공황 상태(Panic)에 빠뜨립니다.
- 어떠한 경우에도 환불을 받기 위해 돈을 더 내야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환전사기 사건의 전말
1. 단 15시간 만에 이루어진 치밀한 범행
이 사건의 사기 조직은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사기꾼 1’, 사이트의 ‘상담원(사기꾼 2)’, 그리고 마치 구원자인 것처럼 등장하여 본격적으로 돈을 편취하는 ‘실장(사기꾼 3)’으로 역할을 분담하여 피해자의 혼을 빼놓았습니다. 과거 로맨스 스캠은 피해자와 ‘로맨스’를 형성하는데 노력과 시간이 필요했지만, 로맨스를 배제한 이런 수법으로 오히려 단시간에 사기에 성공한 것입니다.
- 접근 및 친밀감 형성: 사기꾼 1은 채팅 어플을 통해 피해자에게 접근하여, 몇 시간에 걸쳐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며 경계심을 허물었습니다.
- 가짜 사이트 유인 (거래를 가장하기 위한 수단): 사기꾼 1은 자신이 인터넷 방송을 하고 있다며 피해자를 가짜 방송 사이트로 초대하고 회원가입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사기꾼 1은 피해자에게 무료 시청을 위한 ‘캐쉬’를 선물로 보냈는데 실수로 0을 하나 더 붙여 캐쉬를 보냈다고 합니다. 결국 피해자는 받은 캐쉬를 돌려주기 위해 가짜 사이트의 상담원(사기꾼 2)에게 연락하게 됩니다.
- 피해자가 ‘거래’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 연출(책임감 유발): 상담원은 피해자에게 돈을 내고 ‘프리미엄 등급’을 구매해야 캐쉬를 사기꾼1에게 돌려보내는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기꾼 1은 “인터넷 방송 수익이 끊기게 생겼다, 내 돈을 입금할 테니 등급 신청만 대신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하지만 ‘상담원’은 사기꾼1이 돈을 보냈지만 오류가 났다는 핑계를 대며 다시 돈을 이체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결국 피해자는 사기꾼1이 자기한테 선물을 하려다 방송이 끊기고 수익이 정지되었다는 생각에 돈을 이체했습니다. 사기꾼들은 의심을 피하기 위해 처음부터 피해자에게 송금을 요구하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책임감을 유발하여 자발적으로 소액을 이체하게 한 것입니다. - 본격적 금품 갈취: 그리고 ‘상담원’은 피해자를 ‘실장(사기꾼 3)’과 연결시켰습니다. 그리고 ‘실장’은 적극적으로 환불을 도와줄 것처럼 하면서 ‘환불을 위한 보증금’ 명목으로 입금을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새벽까지 시간을 끌어 피해자를 피로하게 만들면서, 피해자가 입금하면 또 새로운 오류를 핑계로 추가 입금을 반복하여 요구했습니다.
2. 대포통장 지급정지 후 환급불가 통보
피해자는 생각할 여유를 잃고 수차례 입금을 하고 나서야 사기임을 깨닫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에서 은행에 지급정지 요청은 해줬지만, 이후 피해자는 “재화나 용역의 제공을 가장한 행위로 보여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따른 환급 대상이 되기 어렵다”는 회신을 받았습니다.
가짜 사이트의 ‘프리미엄 등급’을 구매한다는 명목으로 돈을 보냈기 때문입니다. 결국 피해자는 언제 지급정지가 풀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급히 대포통장 가압류를 위해 김지환 법무사를 찾게 되었습니다.
대포통장 가압류의 난관
피해금을 되찾기 위해서는 신속하게 대포통장 가압류가 필요하지만, 사기를 당하고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정보가 부족한 상태이므로 다음과 같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1. 피보전권리 소명의 어려움
가압류 절차에서는 위해서는 먼저 채권(피보전권리)이 존재한다는 점을 법원에 소명해야 합니다. 하지만 막연히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한다고 해서 법원이 피보전권리가 존재한다고 쉽게 인정해주지는 않습니다. 타인에게 원한을 품고 피싱 사기 피해를 가장하여 계좌를 지급정지 시키는 사례도 있기 때문입니다.
수사 초기에 피해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공식 문서는 경찰의 ‘사건사고사실확인원’ 뿐입니다. 하지만 사건사고사실확인원은 최초 신고 내용을 기록한 서류일 뿐, 수사결과 확인된 사실을 기재한 서류는 아닙니다.
또한 어떤 법적 근거로 피해자가 계좌명의인에 대해 채권을 가지는지도 소명해야 합니다. 계좌 명의인이 범행 공범일 가능성이 높지만 명의를 도용당한 사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2. 채무자 특정 문제
가압류를 하려면 채무자를 특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사기꾼 일당이 언제 검거될지 알 수 없고, 피해자는 대포통장 계좌번호만 알고 있습니다. 경찰에서 수사 중인 사건의 정보를 줄 수도 없습니다.
물론 피해자가 계좌이체를 할 때 계좌 명의인 이름이 나오지만, 새벽시간에 피해를 당했고 또 다른 기상천외한 수법이 동원되었을 수도 있으므로 정확한 신상 확인도 필요합니다.
[김지환 법무사의솔루션]
- 범행 수법의 재구성: 피해자는 사기꾼들과 나눈 메신저 대화를 확보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피해자와 사기꾼 3인이 나눈 대화 내용을 시간순으로 재구성하고, 사기 조직이 피해자를 기망하고 심리적으로 압박한 수법이 나타나게 하여, 채권자가 악질적인 사기범죄의 피해자임을 소명했습니다.
또한, 해당 계좌 명의인이 사기범들과 공모한 ‘공동불법행위자’로서 피해자에 대한 채무를 지며(부진정 연대채무), 설령 범행과 무관하게 명의를 도용당한 자라고 가정하더라도 ‘착오송금’과 유사한 구조로 피해자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채무’를 진다는 점을 주장하였습니다.
- 채무자 특정 및 법적 책임 구성: 소명은 즉시 조사할 수 있는 증거로 해야 합니다.(민사집행법 제23조, 민사소송법 제299조 제1항) 따라서 일반적으로 가압류 절차에서 문서제출명령, 사실조회 등을 이용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에서는 위와 같은 소명을 바탕으로 법원에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을 신청하였고, 법원이 신속하게 움직여준 덕분에 피해자가 송금한 계좌 명의인을 특정할 수 있었습니다.
3. 사건의 결과 – 가압류 인용
법원은 신속하게 대포통장 예금채권에 대한 가압류 결정을 내렸습니다.

예금채권에 대한 가압류 신청 시에는 법원에서 채권자에게 현금 공탁을 명하는 경우가 많아 큰 부담이 되곤 합니다. 그러나 본 사건과 같은 경우에는 법원에서도 피해자의 사정과 청구 채권이 확실히 존재한다는 점을 인정하여 담보제공은 보증보험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범행 직후 사기꾼들은 계좌에서 돈을 인출한 것으로 확인되었지만, 법원에서 사건의 특성을 고려해서 이례적이라 할 정도로 신속하게 가압류 결정을 내려준 덕분에 피해금의 일부라도 보전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가압류 신청 과정에서 확보한 대포통장 명의자의 정보를 근거로 피해금을 찾기 위한 지급명령을 신청 중입니다. 이런 범죄는 다수의 피해자가 동일한 대포통장에 입금을 하게 되기 때문에 이후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아도 평등배당을 받게 되므로 신속히 지급명령 또는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기 수법은 법의 사각지대를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으므로 피해를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어쩔 수 없이 피해가 발생했더라도 즉시 경찰에 신고해서 계좌 지급정지를 요청하고, 신속하게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