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결론: 상속 예금은 법정상속분에 따라 당연히 나뉘므로 내 지분만큼은 다른 상속인 동의 없이 찾을 수 있습니다. (대법원 판례)
- 은행의 관행: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은 공동상속인 전원 동의를 요구하는 관행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법적 근거가 없습니다.
- 대응: 은행의 관행에 맞춰줄 수 없다면 소송을 통해 원금과 지연손해금, 소송비용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상속 받은 예금을 찾으러 은행에 갔다가 “상속인 전원의 동의서나 인감증명서를 가져오라”는 말을 듣고 상속 예금 지급 거절을 당하셨나요? 만약, 해외에 있는 형제와 연락이 닿지 않거나, 상속인 간에 사이가 좋지 않아 협의가 어려운 상황이라면 예금을 찾을 수 없어 답답함은 배가 됩니다. 그런데 은행의 이런 상속 예금 지급 거절은 부당하며 지급 거절 기간 동안의 지연손해금까지 지급해야 할 수 있습니다.
1. 상속 예금은 상속개시와 동시에 상속인들이 나누어 갖습니다
예금채권과 같은 금전채권은 상속개시와 동시에 법정상속분에 따라 공동상속인들에게 귀속되므로 특별한 사정(초과특별수익, 기여분 존재 등)이 없는 한 상속재산분할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간혹 상속 예금 지급 거절을 당하고, 다른 상속인의 동의를 받을 수 없는 경우에 ‘상속재산분할심판을 해야 한다’고 설명하기도 하는데, 이는 잘못된 조언입니다.
금전채권과 같이 급부의 내용이 가분인 채권은 공동상속되는 경우 상속개시와 동시에 당연히 법정상속분에 따라 공동상속인들에게 분할되어 귀속되므로 상속재산분할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대법원 2016. 5. 4.자 2014스122 결정)
쉽게 말해, 돌아가신 부모님 통장에 6억 원이 있고 자녀가 6명(상속분 동일)이라면, 사망하시는 순간 1억 원씩 각자의 소유가 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상속재산분할 협의를 거칠 필요 없이, 내 몫인 1억 원은 언제든 은행에 청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2. 은행은 왜 지급을 거절할까요?
은행 측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상속인 전원의 동의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이중 지급의 위험: “만약 기여분 소송 등(위 대법원 판례가 말하는 특별한 사정)으로 상속분이 바뀌면 은행이 이중으로 돈을 물어줘야 할 수도 있다.”
- 내부 규정: “은행 규정상 상속인 전원의 동의서가 필요하다.”
3. 법원의 판결: “지급거절 사유가 되지 않는다”
예금은 법적상속분에 따라 자동으로 상속인들에게 귀속된다는 것이 법원의 확고한 판례이므로 상속인들이 예금반환을 청구하는 소송을 하면 은행의 주장은 당연히 배척되고 있습니다.(서울고등법원 2018나2021652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가합566629, 울산지방법원 2017가합22625 등) 수 많은 판결들의 공통된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 분쟁 가능성은 지급거절 사유가 되지 않음: 상속인들 사이에 초과특별수익이나 기여분 분쟁이 생길 수 있다는 막연한 가능성만으로 은행은 지급을 거절할 수 없다. 만약 분쟁이 생길 경우, 상속재산분할심판이 나오면 은행은 그 결과에 따라 예금을 지급하면 되고, 협의나 심판이 나오기 전에 은행이 예금을 지급하면 ‘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변제’의 법리(민법 제470조)로 보호된다. 따라서 은행은 이중지급 위험이 없다.
- 공탁가능성: 은행은 채권자 불확지 공탁으로 예금반환 책임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 공동상속인들 중 일부가 해외에 거주하거나 서로 연락이 되지 않아 동의를 받거나 상속재산분할에 관한 협의를 하기 어려운 경우, 은행이 공동상속인들 전원의 동의 등을 요구하며 일부 상속인의 법정상속분에 기한 정당한 권리행사를 허용하지 않는다면, 은행으로서는 그 해결시까지 피상속인의 예금 전체를 보유하며 이에 대한 운용이익을 보는 반면, 상속인은 정당한 권리 행사도 하지 못하고 현실적으로 경제적인 불이익까지 볼 수 있어 부당하다
- 은행의 편의주의: 업무처리가 번거로울 수 있다는 이유로 법적 근거 없이 공동상속인 전원의 동의서를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게 은행의 이익에 경도된 편의주의적 발상이다.
| 구분 | 은행의 입장 | 법원의 판결 |
|---|---|---|
| 요구 사항 | “상속인 전원의 동의서와 인감증명서를 가져오라.” | “법정상속분만큼 동의 없이 각자 청구할 수 있다.” |
| 거절 이유 | “나중에 분쟁 생기면 이중 지급 위험이 있다.” | “준점유자 변제 법리 등으로 은행은 이중지급 위험 없다.“ |
| 결 론 | 내부 규정이다. |
채무불이행이므로 지연손해금(연 12%)까지 배상하라. |
4. 은행은 지연손해금, 소송비용까지 줘야 합니다
- 상속인이 보통예금의 반환청구를 하면 은행은 이행청구를 받은 다음날부터 지체책임을 집니다.
- 그리고 지연손해금률(흔히 ‘지연이자’라 부르지만 이자가 아니라 손해배상금입니다)은 은행 이율이 아니라 연6%가 되며, 소장 부본 송달 이후로는 연12%가 됩니다.
- 은행이 소송 중에 뒤늦게 원금(법정상속분)을 법원에 공탁했지만, 일부변제로 효력이 없으므로 법원은 다 갚을 때까지 채무는 사라지지 않는다며 남은 이자까지 모두 지급하라고 판결한 사례도 있습니다.
- 판결확정 후 소송비용비용액 확정신청을 하면 은행은 상속인이 지출한 법무사 보수 등 소송비용까지 지급해야 합니다.(중간에 은행이 예금과 지연이자 전액을 지급한다면 소송을 취하해야 하고, 소송비용청구는 감액될 수 있습니다)
5. 상속 예금, 당당하게 권리를 찾으세요
상속 예금을 청구할 때는 다음 내용을 기억하세요.
- 기본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등 은행이 법정상속분을 판단하기 위한 서류는 제대로 제공해야 합니다.
- 자신의 법정상속분에 해당하는 금액은 다른 상속인의 동의 없이 청구할 수 있습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이 상속 예금 지급 거절을 한다면, 내용증명 발송 등을 통해 이행청구 시기(지연이자 발생일)을 명확히 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 부당하게 지급을 미룰 경우 소송을 통해 연 12%의 지연손해금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업무 편의상 상속인 전원의 동의를 요구하는 은행의 입장에 대해서, 가능하다면 협조해서 동의를 받아 원만히 해결하는 편이 경제적입니다.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은데도 저런 요구를 계속한다면 소송 말고는 답이 없습니다. 상속 문제와 은행 분쟁은 우선 법무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